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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당 논평/성명
강남역 여성혐오 살해사건 4주기 추모성명서 - 여성혐오 범죄에 희생된 또 한 명의 대한민국 여성을 추모하며 -
전략기획실
2020-05-17 14:04:33 조회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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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여성혐오 살해사건 4주기 추모 성명서

-여성혐오 범죄에 희생된 또 한 명의 대한민국 여성을 추모하며-


  4년 전 오늘, 강남역 10번 출구 앞 건물 화장실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한 여성이 살해되었다. 여성의당은 가장 일상적인 날에, 당연히 안전할 거라 여겼던 공간에서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피해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남성 가해자는 해당 화장실을 다녀간 수많은 남성을 그대로 지나치고 여성인 피해자를 살해했다. 그리고 그는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살해한 동기를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라고 밝혔다. 그가 여성에 대한 증오와 멸시를 극단적인 폭력의 형태로 표출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사회가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을 쉽게 묵인하며 이를 방조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할 때, 우리 사회는 이것을 ‘묻지마 살인’으로 일축하며 여성폭력의 사회 구조적 원인을 외면해왔다. 이처럼 2016년 5월 17일에 발생한 강남역 여성혐오 살해사건은 전 국민으로 하여금 여성혐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둔감성을 직시하도록 했다. 이에 수많은 여성은 자신 역시 여성이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였으며, 이 문제의식이확산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피해자를 기리는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2020년 대한민국 여성들은 2016년보다 더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지난 4년간 우리 사회는 무엇을 바꿔냈는가. 정부와 지자체는보여주기식 대책만 내놓았고, 입법부는 여야 가릴 것 없이 여성혐오 범죄를 제대로 처벌할 수 있는 법을만들어내지 않았다. 사법시스템과 수사기관마저도 가해자에게 먼저 공감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여성착취로 남성카르텔을 형성하고 이를 묵인해온 남성들이야말로 여성들의 시간을 2016년 5월 17일 새벽 1시에 멈추게 한 장본인들이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자신은 운이 좋아 아직까지 살아남은 것 뿐”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여성의당의 사명은 남성집단이 해내지 못한 ‘여성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법과 제도, 그리고 사회문화를 바꿔내어 비로소 여성들의 시간이 제 시간에 맞춰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성의당은 제21대 국회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모든 형태의 폭력을 방지·처벌하는 법안이 입안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다.


여성의당의 발걸음에는 수많은 여성이 함께하고 있으며,
이미 여성들이 맞잡은 손이 더 많은 여성을 구할 것이다.



2020년 5월 17일


여성의당 공동대표
윤서연 이지원 원소유 김진아 장지유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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