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여성의당 논평/성명
<광복절> 여성에 대한 폭력이 종식되지 않는 한 여성의 해방은 아직도 멀었다
정책위원회
2020-08-14 16:18:17 조회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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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여성에 대한 폭력이 종식되지 않는 한 여성의 해방은 아직도 멀었다


  일제 식민지로부터의 해방일인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한반도는 기쁨으로 가득하다. 더불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전쟁 식민의 상흔인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반추해본다. 올해로 광복절 75주년을 맞이하고 전시 성폭력을 고발한 김학순 여성인권운동가님의 증언이 있은 지 2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성 피해자에게 광복은 오지 않았다.

  8월 15일 광복절 하루 전날인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여성인권운동가님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증언하였다. 전쟁 시기 여성에 대한 조직적, 체계적 성착취가 자행되었고, 광복을 맞이한 후에도 여성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음을 고발한 것이다. 이에 2017년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로 알리기 위해 국가기념일로 지정했고 2018년부터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여성의당은 일본군 전시 성폭력을 증언한 피해자가 단순한 "기림의 대상”을 넘어, "투쟁의 능동적 주체"임에 주목함으로써 ‘광복’ 이전에 맞이하는 ‘기림’의 의의를 더욱 깊이 고찰하고자 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라는 국가 폭력을 가시화시킨 것은 외부의 대리자가 아닌 바로 피해 당사자인 고 김학순 여성인권운동가님에 의한 증언이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의 침략과 야만을 입증하는 전시 성폭력 생존자이자 최전방의 증언자로서 굳건히 싸워왔던 투쟁의 주체들이다. 이용수 여성인권운동가님이 “일본 정부로부터의 사죄와 배상은 백 년, 천 년이 지나도 받아내야 한다.”고 했던 것 역시 여성인권 운동가이자 ‘위안부’ 당사자로서의 절절한 외침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제도와 그 안에서 벌어진 성 착취는, 오늘날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성 착취와 근본적인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쟁 시에 더욱 극단화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시 성폭력에서 피해자의 국적과 가해국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있는 국가인 대한민국은 베트남전에서 전시 성폭력을 자행한 가해국이기도 하다. 이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는 국적을 막론하고 여성에게 가해지는 남성 중심적인 군사조직의 고질적 범죄이다. 

  우리는 이같이 여성에 대한 성 착취 범죄를 민족주의적 시각으로만 바라보거나, 소녀상과 같이 순결한 피해자라는 피상적이고 박제된 이미지로 보는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또한 전시 성폭력을 반대하고, 피해를 복구하고 방지할 체계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 우리 정부의 수동적 태도를 비판한다. 지금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행동은 단순히 피해자들을 기리는 것에 국한되지 않은, 전쟁 성착취 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에 제대로 응답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함과 더불어 그들의 증언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전시 성폭력 피해국인 동시에 가해국인 한국 정부하에 살아가는 우리 여성들은 말한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종식되지 않는 한 여성에게 광복은 오지 않았으며, 광복절의 의미를 진정으로 누릴 수 없음을. 진정한 해방을 위하여 국가는 적극적으로 전시 성폭력 반대 행동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그 시작으로 정부는 우선 ‘위안부’ 피해자들을 일본군 전시 성폭력 피해자이자, 국가 성폭력 고발자, 반전쟁 성폭력 활동가로서 존중하고 호명하라. 8월 14일을 “‘위안부’ 기림의 날”이 아닌, “국가에 의한 전쟁 성폭력 증언의 날”로 명명하라. 

  여성의당은 광복절과 ‘위안부’ 기림의 날을 맞아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수동적인 객체로 대상화하는 그 어떠한 시혜적 태도와 시선도 거부하며, 국가에 의한 전시 성폭력을 고발한 많은 활동가분께 진심으로 존경을 보내는 바이다. 우리는 여성이며 동시에 활동의 주체로서 모든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할 것이며, 모든 장벽을 넘어선 여성연대로서 국가에 의한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싸울 것이다. 그리하여 여성을 위한 광복을, 해방의 빛을 앞당길 것이다.

 
2020년 08월 14일

여성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윤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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