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록이 11일 마감됐다. 후보자 7인 전원이 남성이다. 2007년 제17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여성 후보 없이 대선을 치르게 된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퇴보다. 남성중심적인 정치권은 보란 듯이 ‘여성 지우기’에 여념이 없는 행태로 대선에 임하며 국민의 절반을 능멸하고 있다. 거대 양당은 생존권을 향한 여성들의 절규를 외면한 채 ‘이대남’을 겨냥해 호화스러운 혜택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고, 화려한 이력과 풍부한 정치경험을 갖추고 국민적 기대를 받았던 여성 정치인들은 또다시 남성 후보의 그림자 속으로 존재감을 감추었다.
오늘 우리는 여성 유권자를 향한 모욕과 배신이 정치의 장에서 구역질 나도록 되풀이되는 순간을 목격하고 있다. 이 굴욕의 장면을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모든 여성 유권자가 이 치욕을 기억할 것임을 정치권은 잊지 말라. 여성 없는 대선에 수치를 느낄 줄 모르고, 국민의 절반을 외면한 정치에 미래는 없다.
2030 여성은 어느 계층보다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정치적 주체다. 한국 사회에 자리 잡은 뿌리 깊은 여성혐오와 낡은 권력을 비판하며 늘 변화에 앞장서 왔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붕괴할 위기에 처했을 때도 굳센 의지와 강한 책임감으로 우리 사회를 바로 세웠다. 대선 후보자 전원에게 묻는다. 아직도 국민의 절반을 정치의 핵심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여성들은 이제 속지 않는다. 유리천장을 깨라는 허울뿐인 응원이 아닌, 유리천장을 깬 여성 정치인을 원한다. 여성의당은 남성 중심의 정치·경제·사회·문화 구조 속에서 배제되어 온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라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여 창당되었다. 22대 국회 임기가 다하는 날까지, 여성의당은 원외정당으로서 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의지를 상실한 정치권을 감시·압박하며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립하겠다. 여성을 향한 구조적 차별과 폭력을 근절하고, 실질적 성평등 사회를 실현할 정치를 직접 선보이겠다.
여성의당은 여성 없는 정치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여성의당의 존재로, 실천으로, 국가의 절반을 대변할 것이다. 여성의 얼굴을 한 정치로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