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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배웅하면 성관계 동의? 19세 피해자 죽음으로 내몬 경찰 부실수사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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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0 19:13:47 조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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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웃으며 배웅하면 성관계 동의? 19세 피해자 죽음으로 내몬 경찰 부실수사 규탄한다

최근 19세 아르바이트생이 업주에게 성폭력을 당해 고소했으나, 경찰의 무혐의 처분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명확히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였다고 진술했으나, 안산단원경찰서는 단편적인 정황만을 근거로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고 판단해 끝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사건 전후 CCTV에 두 사람이 "웃고 대화했다", "스킨십이 있었다", "서로 헤어질 때 배웅을 했다"며 항거불능 성폭력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수사기관에 묻고 싶습니다. 대체 어떻게 여성이 직장에서 고용주와 대화하고 그를 배웅한 것이 ‘합의에 의한 성관계’의 증거가 됩니까? 그 논리대로라면 여성이 영위하는 평범한 사회생활과 일상적인 친절은 언제든 성관계 동의의 근거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찰은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 존재하는 위계를 철저히 지웠습니다. 아르바이트생과 업주라는 고용관계와 성별위계는 간과한 채, '물리적으로 저항이 불가능했는가'라는 시대착오적인 기준만을 기계적으로 들이밀었습니다. 술을 마셔도, 약물에 취해도 좀처럼 인정받기 힘든 경찰의 낡은 항거불능 잣대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술을 대하는 태도 역시 지극히 편파적이었습니다. 경찰은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너무나 쉽게 의심하고 배척했습니다. 반면, 가해자의 자의적 해석은 너무도 쉽게 진실로 인정했습니다. 성범죄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목소리를 우선하며 무혐의로 사건을 부실하게 종결한 수사기관의 책임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여성의당은 비동의강간죄의 도입을 촉구하며, '명백한 동의 없는 성관계는 범죄'라는 것은 타협할 수 없는 지극한 상식임을 강조해왔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부실 수사를 넘어, 수사기관의 왜곡된 시선이 피해자를 어떻게 벼랑 끝으로 내모는지 보여주는 끔찍한 선례가 되었습니다. 경찰은 얄팍한 정황 나열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수사 과정에서 왜 피해자의 목소리가 끝내 묵살되었는지, 어떤 편견과 한계가 가해자 중심의 결론을 만들어냈는지 깊이 자성하고 전면적인 쇄신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26.4.10.
여성의당 대변인 유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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