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부사관 아내 살인사건이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항소심은 1심의 소극적 판단과 한계를 극복하고 사법 정의를 바로잡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수사 당국은 즉각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죄질에 상응하는 엄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
지난 6월 2일, 파주 부사관 아내 살인사건 가해자에 대한 1심 군사재판이 종결되었다. 남편이 아내를 잔혹하게 방치하고 학대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극악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가해자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 징역 30년을 선고하는 데 그쳤다.
가해자는 재판 과정 내내 피해자의 끔찍한 상태를 단순히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피해자를 처치했던 응급실 의사는 법정에 나와 “아무리 닦아도 구더기가 계속 나왔고, 처치실 안에 시체 썩는 냄새가 가득해 옷과 온몸에 냄새가 밸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가해자가 결코 피해자의 상태를 몰랐을 수 없다는 의료진의 구체적인 증언이 존재함에도, 끝까지 ‘몰랐다’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 가해자의 주장은 결코 납득할 수 없다.
유족은 초동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에 강한 의문을 표하며 가해자의 엄벌과 신상 공개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 수집이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이라 신상 공개를 검토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육군 관계자의 핑계에 이어, 군 검찰은 “유족이 신상공개를 원한다는 의사를 표하지 않아 검토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사건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군 검경의 부실한 수사와 책임 회피로 인해 가해자의 혐의는 낱낱이 밝혀지지 못했고,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신상 공개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여성의당은 군사법원에서 열린 해당 사건의 1심 공판 현장에 빠짐없이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표했고, 동시에 일말의 반성조차 없는 가해자의 뻔뻔한 태도를 확인했다. 수사기관의 부실과 가해자의 파렴치한 태도는 유가족들에게 무자비한 고통을 안겼고, 우리 사회 전체에 크나큰 충격과 상흔을 남겼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범죄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항소심에서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엄벌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가해자에게 그 어떤 중형이 선고된다 한들 유족이 평생 안고 가야 할 고통에 비할 수는 없겠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낱낱이 밝혀내고 살인죄의 무게에 합당한 엄벌을 내려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