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안희정의 오랜 조력자이자 정치적 동지인 박수현 충남도지사, 피해자에게 소송비용 청구가 웬 말인가
지난 18일, 충남도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위계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 씨를 상대로 민사소송 비용 회수에 나선 사실이 드러났다. 장기간 이어진 소송 결과 충남도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었고 피해자 측이 소송비용 추심 포기를 요청했음에도, 충남도는 즉각적인 철회는커녕 '검토 중'이라며 책임 있는 결정을 회피하고 있다.
현행 「충청남도 소송사무 처리 규칙」은 공익상 필요한 경우 소송심의위원회를 거쳐 소송비용 추심을 포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지은 씨의 고발은 권력형 위계 성폭력의 민낯을 폭로하고, 우리 사회가 직장 내 성폭력 근절과 피해자 보호의 기틀을 다지게 한 명백한 공익적 결단이었다. 수많은 생존자들이 지금도 '김지은의 말하기'를 이정표 삼아 폭력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증언한다. 이것이 공익을 위한 소송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을 공익이라 부를 수 있단 말인가.
박수현 충남도지사와 가해자 안희정의 돈독한 관계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박 지사는 이번 충남지사 당선 직후에도 "안희정 전 지사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박수현도 없었다"는 발언을 거리낌 없이 내뱉으며 친분을 과시했다. 아니나 다를까 도지사 취임 이후 단행된 주요 인선 역시 '안희정 시즌 2'라는 강도 높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박수현 지사는 도대체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가? 망설임의 이유가 가해자의 화려한 정치적 복귀를 준비하기 위해 피해자를 짓밟으려는 데 있다면, 도지사 직을 내려놓을 각오부터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의 개각 인선이 진행되면서, 공직 후보자의 성비위 이력이나 성차별적 행보는 엄중한 자질 심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리한 시대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박수현 지사는 성폭력 가해 정치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시대를 역행하며 퇴행의 길을 고집할 셈인가.
장기간의 법적 공방으로 이미 막대한 고통을 겪은 피해자에게 소송비용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공익제보자의 목소리를 침묵시키고 기본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가해 행위다.
이에 박수현 충남도지사와 충남도에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충청남도는 김지은 씨에 대한 소송비용 청구 사안을 즉각 소송심의위원회에 회부하고 추심을 전면 포기하라. 하나. 박수현 지사는 성폭력 가해 정치인 및 2차 가해 세력의 정계 복귀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도정 책임자로서 분명히 선언하라. 하나.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가해자의 명예가 아닌 피해자의 완전한 일상 회복과 생존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에 총력을 다하라.
성폭력 가해자의 정치적 재기나 이를 방조하는 모든 행태는 피해자의 고통과 희생으로 쌓아 올린 성평등과 책임 정치의 가치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만행이다. 여성의당은 김지은 씨와 굳건히 연대하며, 성폭력 피해자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어떠한 퇴행에도 단호히 맞설 것이다. 가해자와 그를 비호하는 모든 정치 세력에게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