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서울역 '묻지마 범죄' 이제는 누가 누구를 향해 저질렀는지를 물어야할 때.



서울역 ‘묻지마 범죄’

이제는 누가 누구를 향해 저질렀는지를 물어야할 때


  지난달 26일 낮, 서울역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던 남성으로부터 눈가가 찢어지고 광대가 골절되는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언론은 이번 사건을 ‘묻지마 폭행’으로 명명하면서 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실질적인 위협을 또다시 가리고 있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해사건이 발생한지 4년이 흐른 지금, 한국 사회는 '묻지마 범죄' 사건들이 매번 누구에 의해 누구를 상대로 발생하는가를 규명해야 한다. 정말 ‘묻지마 범죄’라면, 어째서 그것은 늘 여성을 상대로 한 남성의 폭력이었는가.

  이제껏 CCTV 사각지대라며 가해자 검거에 한계가 있다던 수사기관은 국민적 여론이 일고 나서야 금일 용의자를 검거해냈다. 같은 이유로 지난 총선에서 여성의당 이지원 후보의 홍대입구역 선거 유세 중 발생한 돌멩이 테러 사건의 가해자 역시 여전히 검거되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도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한낮에 폭행이 발생했는데도 가해자를 잡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법 체제의 무능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낮의 서울역조차도 안전하지 못하다면, 도대체 이 나라 안에서 여성에게 안전한 장소는 어디인가? 화장실, 서울역, 귀갓길, 집. 누군가에게는 평화롭기 그지없는, 안전해야 마땅할 일상의 공간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여성혐오 범죄에서 가해자의 우발성이 아닌 고의성을 짚어야만 한다. 

국가는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구현하겠다고 외쳐왔다. 그러나 이번 서울역 여성혐오 폭행 사건을 통해 매 순간 위협적인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국가로부터 최소한의 안전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여성들의 현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는 이번 서울역 여성혐오 폭행 사건을 신속하고 엄중하게 수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성들이 일상 속에서 어떤 위협을 겪고 있는지 낱낱이 조사하고, 그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여 근본적인 해결을 모색해야한다.

  정부는 반복되는 여성혐오 범죄를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사전 예방과 사후 대처를 포괄하는 여성 안전 정책을 수립하여 적극 시행하라. 언론은 폭력 사건에 녹아든 남성권력을 분석해낼 의지가 없는 게으름을 반성하고, 여성폭력과 남성권력의 관계를 이해하여 공정히 보도하라.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서울역 여성혐오 폭력 범죄 수사를 위한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엄중히 수사함으로써 “범죄와 사고로부터 안전한 철도방범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치안행정 확립”하겠다는 핵심 가치를 실현하라. 중구와 용산구청은 CCTV 설치 미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같은 상황이 발생치 않도록 사각지대를 파악하여 CCTV를 증설하라.

여성의당의 사명은 여성이 완전하게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여성의당은 서울역에서 발생한 여성혐오 폭력 사건의 피해자에게 깊은 위로를 표하며, 그가 보여준 용기에 우리 사회가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이 사건에 대한 처리 과정 전반을 함께 주시할 것이다.

2020년 6월 2일

여성의당 서울특별시당(위원장 박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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